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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사태에 즈음하여 詩, 한편의 위로를 공유하려 합니다

작성자
이춘재
작성일
2020-02-28 14:57
조회
3660
바이러스


이름도 생소한 바이러스
모양만 바꾸어 나타났다 사라질 줄 알았지만
낙관은 기우
삶이
사람이
공허한 눈빛으로 흔들리는데
눈치 없이 내밀던 악수가 그립고
목젖 보이도록 마주보며 웃던 얼굴이 그립네

열린 길 위에서 길 잃었지만
새봄의 숨소리 반짝거리며 다가오네

그토록 무료하게 주무르던 일상이 그리운 오늘
하얀 입마개로 말을 줄이고
눈, 크게 열어 봄을 맞으리
귀, 넓게 열어 생명 소리 들으리

발아 현장에 움트는 태동의 계절
아픈 이들의 마음이
푸른 희망으로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밤보다 어두운 마음에 미등을 준비 하리

잠시 불다 사라지는 바람처럼 너는
분연히 일어나는 예견된 질서 앞에서
맥 놓고 사라지리라

이제
어둠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소망의 씨앗을 심으리라